위스키는 꼬냑 같은 다른 증류주와 비교하면 다소 무겁고 강하기도
하지만 세게 술의 대표라 할 정도로 다양하고 세련된 맛과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료에 따라 어느 정도의 경향성은 보유하지만,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맛과 향이 다르고 숙성 역시 천차만별이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위스키의 재료는 크게 보리(몰트)와 그 외 곡물(그레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몰트 위스키는 숙성에서 비롯한 강하고 개성적인 특징이,
그레인 위스키는 부드러운 특징이 있습니다.
다만 그레인도 어떤 곡물을 썼냐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평범하게 밀이나 옥수수로 만들 경우 부드럽지만, 호밀을 사용할
경우 자극적인 풀과 스파이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위스키는 전반적으로 단 맛과 함께 특유의 개성을 뽐내는 술입니다.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으로는 다양한 향이 있습니다.
꿀이나 바닐라 같은 달콤한 향기는 물론이고, 구운 빵과 향신료,
심지어 소독약, 바위, 낙엽, 흙, 석탄 냄새 등 통상적으로 먹지 않는
것에서 나는 향이 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독특하고 복합적인 향 때문에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
몰트 위스키
발아한 보리, 몰트를 주재료로 만든 위스키입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몰트 100%를 의미하나, 미국에서는 매쉬빌에
51% 이상 몰트가 혼합된 것을 의미합니다.
싱글 몰트 위스키
싱글 몰트 위스키란 말 그대로 단일 증류소에서 몰트로만 제조한
위스키를 의미합니다.
그에 따라 증류소들의 역량과 개성이 드러나는 술들이 많으며,
이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블렌디드에 비해 자극적이기 때문에 위스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선사하기도 하며, 아일라 위스키처럼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싱글 몰트의 특성상 증류소 사정과 상황에 따라 맛의 차이가 생기기도
합니다.
특정 연도의 보리 작황이 좋지 않을 경우 위스키 출고 시기에 출고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특정 연도의 사정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아서 구형과 신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같은 숙성년수, 같은 용량이라면 싱글 몰트가 블렌디드에 비해
가격이 더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맥아 자체가 그레인에 비해 훨씬 비싸고 단식 증류기만을
사용하는 몰트 위스키와 연속식 증류기를 사용하는 그레인 위스키는
생산량 자체가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10여 개에 불과한 그레인 증류소의 연간 알콜 생산량은 100개가 넘는
몰트 증류소의 알콜 생산량을 초과합니다.
한개의 그레인 증류소가 평균적으로 연간 5천만 리터의 알콜을 생산하는
데 비해, 몰트 증류소는 250만 리터에 그칩니다.
세계적으로 많이 팔리는 싱글 몰트 위스키로는 더 멕켈란, 글렌피딕,
더 글렌리벳, 글렌모렌지 등이 있습니다.
싱글 몰트라 해서 블렌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증류소에서 나온 원액끼리는 블렌딩해도 상관없습니다.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
서로 다른 증류소의 몰트 위스키끼리 블렌딩한 위스키를 말합니다.
전에는 블렌디드 몰트(Blended malt), 배티드 몰트(Vatted malt),
퓨어 몰트(Pure malt) 등의 표현이 쓰였지만, 지금은 소비자의 혼동을
막기 위해 블렌디드 몰트로 통일됐습니다.
가장 옛스런 표현은 Vatted malt. 90년대 전후로 쓰인 퓨어 몰트는
싱글 몰트를 의미할 때도, 블렌디드 몰트를 의미할 때도 있어 이 당시의
위스키 라벨은 다소 혼란스러운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레인 위스키
보리를 제외한 곡물로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리가 안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몰트의 효소를 이용해
당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10~15% 정도는 보리가 들어갑니다.
싱글 그레인 위스키는 단일 곡물이 사용된 것이 아니라, 한 증류소에서
나와 다른 증류소의 원액과 혼합되지 않은 그레인 위스키를 말합니다.
블렌디드 위스키
블렌디드 위스키는 현대 위스키 산업의 꽃으로, 다양한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섞은(blend)것입니다.
블렌디드 위스키 회사에서 초빙한 마스터 블렌더가 손수 이를 담당하며
배합 비율은 당연히 기업 비밀입니다.
개성이 넘치는 여러 증류소의 원액들은 블렌딩을 통해서 맛과 향의
밸런스가 잡히며, 부드럽고 마시기 좋아집니다.
또한 블렌딩을 통해서 맛과 품질이 변함 없이 유지된다는 것이 블렌디드
위스키의 장점입니다.
블렌디드와 싱글 몰트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으나 증류소가 쌓아온
전통과 뚜렷한 개성을 추구하는 쪽이 싱글 몰트, 마스터 블렌더의
솜씨로 밸런스와 부드러움을 추구하는 쪽이 불렌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블렌디드 위스키로는 한국에서도 명성이 높은 발렌타인,
조니 워커, 로얄 살루트, 시바스 리갈 등이 있습니다.
저가품 중에는 칼라일(Carlyle), 글렌스텍, 랭스, 블랙 앤 화이트 등이
있습니다
기타
아일랜드의 전통적인 위스키는 증류 전의 발효액을 블렌딩한 후,
단식 증류기(Pot Still)에서 증류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블렌디드 위스키가 아니라 팟 스틸 위스키(Pot Still Whiskey)로
따로 구분합니다.
미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버번 위스키나 라이 위스키는 곡물을 발효시킬 때
이미 섞여있는 상태로 발효 시킵니다.
따라서 이 역시 블렌디드 위스키가 아니라 따로 구분합니다.